<p></p><br /><br />인지도가 높은 작가나 연예인을 사업에 활용할 때 우리는 셀럽 마케팅이라 부릅니다. <br> <br>기업도 그렇지만 지방정부도 적극적인데요. <br> <br>호시절엔 괜찮은데 불미스러운 일이 터지면 한번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. <br> <br>전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19년 전 연극연출가 이윤택 씨와 함께 밀양연극촌을 만든 김경수 감독. <br> <br>동료 연출가가 미투 사건에 연루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. <br> <br>[김경수 / 밀양연극촌 무대감독] <br>"(미투 사건이) 딱 터지고 1년 동안 그냥 술만 먹고, 울고 다녔고. 답이 없으니까. 내 손으로 다 만들어 놓은 건데, 그게 사라질 판이니까…" <br> <br>관광안내소는 인적이 끊긴 지 오래. 관객 20만 명을 맞이했던 공연장도 망가진 채 방치돼 있고 폐 조명 등 쓰레기도 여기저기 널렸습니다. <br> <br>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의 명성을 업고 10여 년 동안 열렸던 축제는 중단됐습니다. <br> <br>[김경수 / 밀양연극촌 무대감독] <br>"하루에 움직이는 좌석이 3천 석 정도 됐거든요. 여기에 납품하는 쪽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지." <br> <br>유명인을 활용해 지역 명소를 만드는 셀럽 마케팅. <br> <br>하지만 유명인이 구설에 휘말리면 지자체 이미지도 동반하락하는 역효과가 적지 않습니다. <br><br>양측의 갈등에 휘말려 사업에 차질이 빚어진 곳도 있습니다. <br> <br>7년 전 개그맨 전유성 씨가 만든 청도의 철가방 극장. <br> <br>[현장음] <br>"(코미디시장?) 그렇지, 코미디시장. 똑똑해~ (고맙습니다.)" <br> <br>청도는 이후 코미디의 고장이 됐지만, 정작 철가방 극장은 최근 문을 닫았습니다. <br> <br>전 씨와 청도군이 코미디축제의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겪은 탓입니다. <br> <br>[전유성 / 개그맨] <br>"거기(청도)에 대한 애정은 있는데 지금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. 세월이 좀 지난 다음에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." <br> <br>[전혜정 기자] <br>"극장 건물 뒤편에는 축제 때마다 사용됐던 소품들이 어지럽게 버려져 있습니다. 다리미나 구두 같은 개인 생활용품부터 감사패까지 이렇게 버려져 있는데요. 하지만 이 극장이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진 미지수입니다." <br> <br>입소문에 극장을 찾은 관광객들도 당황합니다. <br> <br>[관광객] <br>"지나가는 길에 봤는데, 안 한다네요. (문 닫은 줄 모르셨어요?) 네." <br> <br>청도군은 코미디의 인기가 떨어진 결과라고 주장합니다. <br> <br>[청도군청 관계자] <br>"그분을 뭐하러 배제 시키겠습니까. (갈등은) 전혀 없어요." <br><br>소설가 이외수 씨는 화천군과 법적 소송까지 벌인 사례입니다. <br> <br>이 씨를 유치해 문학 도시를 꿈꾼 화천군. <br> <br>그런데 화천군은 최근 5년간의 집필실 사용료, 1천8백만 원을 내라고 이 씨에게 요구했습니다. <br> <br>[이외수 / 소설가] <br>"산천어축제 2회부터 제가 홍보대사를 역임하고. 사실 제가 홍보대사를 하고 (관광객 수가) 100만 명이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. '돈 내고 나가라'고 했을 때, 충격을 받았습니다." <br> <br>술에 취해 군수에게 폭언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게 문제였습니다. <br> <br>1심 법원은 이 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틀어진 관계는 회복이 어려워 보입니다. <br> <br>[화천군 주민] <br>"'우리 마을에 옥수수가 있는데 팔아줘' 하고 팔아주면 크지, 그게. 근데 서로 이렇게 멀어지니까… " <br> <br>대박의 기회가 큰 만큼, 부작용도 적지 않은 셀럽 마케팅. <br> <br>누군가의 명성에 기댈 게 아니라, 지자체 스스로 장기적인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. <br> <br>hye@donga.com <br>연 출 : 송 민 <br>구 성 : 지한결 변아영 <br>그래픽 : 안규태